[Green Tech] ESG, S.U.R.E. 프로세스로 시작하라

ESG가 국내에 도입된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간다. 2020년 가을 경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던 ESG는 대기업의 신년사와 경영방침으로 공론화되면서 경영의 필수 요소로 안착되었다. ESG는 기업들에게 단순히 성과만 좋은 우등생에서 머물지 말고, 인성도 좋은 모범생까지 되라는 시대적 요구이다. 편차는 있지만 ESG에 대한 인식은 대기업과 금융기관을 시작으로 점차 공기업, 중소기업에까지 전파되고 있고, 정부도 나서서 어떻게 ESG를 가이드 할지 여러모로 방법을 강구 중이다.
이제 기업들은 ‘넥스트 ESG’를 준비하고 있다. 넥스트 ESG란 ESG의 전략적 실행을 의미한다. 어떤 경영 요소든 실행해야 유의미해진다. 특히 ESG는 가치 판단적 요소가 큰 덕목들이라 기업이 실제 ESG를 실행하지 않고 공언(空言)만 하는 것을 극히 경계해야 한다. ESG는 실행되고, 그 결과가 이해관계자들에게 평가받고, 그를 바탕으로 다시 ESG가 개선되고 내재화되는 선순환을 밟아야 한다. 기업들이 ‘how to ESG’를 고심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필자는 ESG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경영 프로세스로 ‘S.U.R.E.’를 제안한다. 필자가 창안한 ‘SURE’는 영어 단어들의 첫 글자이다. S는 Self-Analysis, U는 Upgrade, R은 Report, E는 Evaluation이다. 여느 경영개선 프로세스와 마찬가지로 ESG도 먼저 기존의 자사 활동 등을 분석(Self-Analysis)해야 한다. 자사의 기존 활동을 분석하여 발견된 결과치는 선진화된 ESG 경영으로 업그레이드(Upgrade)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그 성과들을 체계적으로 이해관계자들에게 보고(Report)하고 공시하고 소통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로서 ESG 경영 성과는 기왕이면 평가기관들로부터 우수한 평가(Evaluation)를 받고, 자체적으로도 리스크 관리에 사용되어야 한다. 이것이 일련의 SURE 프로세스 경영 흐름이다.

먼저 자가 진단(Self-analysis) 과정이다. 기업이 ESG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역시 학습이 최우선이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ESG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자체적으로 워크숍 등을 통해 그간 회사가 ESG 유사 활동을 해왔는지, 관련 조직 체계와 의사 결정 구조는 어떠했는지 등 자가 진단을 먼저 시작하여야 한다. 많은 회사가 기존의 ESG 활동을 파편적으로 운영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자기 회사가 어떤 활동을 펼쳐 왔는지를 알아야 방향과 우선순위가 정리될 수 있다. 그렇게 기존의 활동을 정리하면 그다음에는 중요한 과제를 뽑아야 한다. ESG의 우선순위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 ‘중요성(Materiality Test)’이다. 기업이 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ESG 과제들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먹거리 기업인 CJ제일제당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 식품안전, 고객 건강 및 영양, 친환경 패키징, DE&I, 지속가능한 소싱, 인권 경영,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등이 2021년 핵심주제였다.

다음은 업그레이드(Upgrade) 단계이다. 그간의 ESG 유사 활동을 ESG 경영으로 상향시키는 단계다. ESG, CSR과 CSV의 차이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용어를 마구 혼용하거나 헷갈리게 되면 기업은 ESG 경영을 시작도 하기 전에 개념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대표적인 단어 CSR과 CSV 두 가지만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회사는 미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적 기반으로 ESG를 내재화하여야 한다. 회사도 좋고 사회도 좋은 전략경영, 그것이 ESG이다. 그 전략적 방법론이 바로 CSV이다. 맥주회사 하이네켄이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을 벌리면서 비알콜 음료 제품군을 생산한 것이 바로 CSV이다. CSR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해석은 되나, 자선 기부적 활동이 많다. CSR은 자선적인 활동이다 보니 기업이 여유가 없으면 못하는 것이고, 그렇다 하더라도 크게 기업의 수익성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CSV는 제대로 하지 못하면 기업이 비난을 받을 뿐만 아니라 성장기회를 놓치게 된다. 진정한 ESG는 기업에게도 돈을 벌어주어야 한다. ESG는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ESG 활동은 CSR과 CSV가 함께 방법론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점차 CSV로 채워져야 한다.

다음 단계는 보고(Report) 단계다. 보고에는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이해관계자 소통, 향후 실행될 공시 등이 포함된다. ESG 공시는 법적인 기준을 충족시켜 불필요하게 소송이나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초기에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길 권한다. ESG는 잘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실제보다 과장할 경우 오히려 그린 워싱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ESG는 실제 하는 만큼만 홍보되고 보고되어야 한다. ESG의 소통 채널로는 채용설명회, 사내 채널, 그룹 사보, 인트라넷, 보도자료, 홈페이지, 협력사 간담회 등이 있다.
끝으로 평가(Evaluation)다. 물론 ESG가 평판을 높이는 수단만 되어서는 안 되지만, 지금 ESG는 기업 평판의 중요한 기초로 사용되고 있다. 그 평판, 즉 평가와 판단은 ESG 신용등급으로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평판을 획득하는 것은 중요한 ESG 결과물이다. SURE 프로세스를 통해 기업이 뛰어난 ESG 평판을 얻게 되면, 그 평판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감소시키고, 좋은 인재도 유치하며, 사회적 지지도 얻게 되는 등 이해관계자 전체가 자본이 되어준다. ESG 성과는 적어도 3년은 쌓아야 한다. 지금부터 SURE 프로세스에 따라 ESG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

문성후 한국ESG학회 부회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두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24년간 근무하며 CSR 담당, 환경경영보고서 발간, 준법지원 등 ESG 경영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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