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는 기업이 모두 균형감을 가지고 통합해야 하는 경영요소다. EU 택소노미에도 환경적 경제활동(E)이 사회적 책임(S)나 지배구조(G)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있다. 즉, E는 E대로, S는 S대로, G는 G대로 각각의 분야에서 기업은 책임을 지며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현재 추세를 보면 ESG 전체를 100으로 놓고 보았을 때 기업이 가장 신경 쓰는 분야가 약 60%의 비중에 해당하는 환경보전이다. 특히 기업이 환경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면 다른 S나 G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둔 것보다 더 가점(加點)이 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환경분야의 성과가 강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연 왜 그럴까?
E 중심으로 현재의 ESG가 추진되는 이유는 E가 유일하게 합격과 불합격이 객관적으로 판가름 나며 계량적 목표가 또렷이 있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는 ‘측정되지 않으면 관리될 수 없다’라는 말을 했는데 E는 과학적 기반으로 측정 가능하므로 진도관리도 가능하다. 또한 S나 G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적 기회로 발전시키기도 어려운데 E는 잘하면 수익과도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더욱 E에 집중하고 있다. E는 성실히 잘 수행하면 혁신과 절약이 수반되는 부수적 효과도 크다.
UN이 2015년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보면 9번 항목에 ‘혁신(innovation)’이 있다. S나 G에는 혁신적 요소를 도입하기 쉽지 않지만 E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 저감을 통해 혁신을 앞당기게 해준다. 한편, 2021년 발표된 K-ESG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 분야에서는 에너지 원단위 절감이 중요한 환경 평가 요소로 되어 있다. 탄소 저감뿐 아니라, 폐부자재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투입되는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것도 모두 E에 해당된다. 그래서 ‘기후 기술’ 혹은 C(climate)-Tech의 발전에 대한 연구도 많이 논의되고, 투자도 적잖이 이뤄지고 있다.

ESG는 정확히 보면 알파벳 순서도 아니다. 알파벳 순서라면 EGS가 되어야 하는데 ESG로 2004년 UN보고서에서 명명되었다. 기업이 시급히 개선하고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순서대로 나열된 것이라고 보면 역시 당시에도 환경(E)에 대한 과제 해결이 최우선이었던 듯하다. 기상과학이 발전하고 화석연료 연소와 기후 위기와의 인과관계가 밝혀지면서 기업은 우선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고 발생한 탄소도 줄이는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ESG의 E는 우선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없애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거나 둘째, 배출해도 최소화하거나 셋째, 배출한 탄소를 다시 모두 중화하고 흡수해 탄소를 제로로 만드는 방식 중 하나이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휘 위기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고, 현재의 경제 시스템과 ESG 경영요소를 조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탄소 저감 기술과 탄소 저감을 위한 규제와 금전적 인센티브로 각 국가는 이중 삼중 탄소 저감을 시도하고 있다. 탄소 저감 기술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모토가 된 것은 ‘RE100’이고, 탄소 배출 규제와 인센티브 측면에서 실행되고 있는 것이 ‘탄소 배출권’이다. 제품의 생산과 유통 등에 재생에너지만 100%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바로 RE100이다. 이미 RE100을 달성한 글로벌 기업들도 있고, 한국 기업들에게도 협력사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하고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탄소 배출권은 기업이 할당받은 탄소량 이상으로 배출할 경우 다른 기업으로부터 탄소 배출권을 사 와서 기업이 금전적으로 부담을 하더라도 탄소 배출을 허용 받는 제도이다.
테슬라 자동차의 경우는 2020년까지 전기차 판매 분야에서는 적자였지만 테슬라란 회사 자체는 흑자 운영을 해왔다. 그 비결은 전기차 판매 분야의 적자 약 8천억 원을 테슬라가 확보한 탄소 배출권을 판매해 번 돈 1조 6천억 원으로 모두 메꾸고도 수익이 남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워낙 친 환경기술이 뛰어나 자사가 전기차를 만드는데 할당받은 탄소량을 조금만 쓰고 남은 할당량은 모두 외부로 팔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기업이 친환경기술을 확보해두면 기술이 돈이 되는 시대, 특히 탄소 저감 기술이 즉각적으로 수익이 되는 시대가 바로 ‘탄소 경제’시대이다.

탄소 경제 시대에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온통 탄소를 줄이고 친환경 경제활동을 펼치는 것에 초점이 모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녹색건축’ 혹은 ‘그린 리모델링’이다. 기존에 지어졌던 저 에너지 효율 건물은 ‘브라운 빌딩(갈색 건물)’이라 하고, 이러한 건물은 가격도 떨어지기 때문에 ‘브라운 디스카운트’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한편 미국에서는 리드(LEED)라고 하여 녹색건물 인증제도를 두고, 건축물의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효율 등을 위한 스마트 빌딩 등이 속속 신축되고 있다.
E는 S나 G보다 사업기회도 많고 혁신도 앞당기며 지구에 끼치는 임팩트도 크다. 탄소 배출 저감은 개인도 얼마든지 실천 가능하다. 한 사람 한사 람이 탄소 배출이 적은 이동수단을 사용하고 개인적으로 폐용기만 줄여도 이동과 재생으로 발생되는 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 기업과 개인 모두 E를 몸소 실천하고 더 나은 방법들을 계속 궁리해야 한다. 바야흐로 탄소 저감 활동은 탄소가 경제인 시대에서 현명하게 자원을 활용하고 혁신을 앞당기는 촉매제이기 때문이다.

문성후 한국ESG학회 부회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두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24년간 근무하며 CSR 담당, 환경경영보고서 발간, 준법지원 등 ESG 경영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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