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에너지 건축이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파란색 격자무늬의 태양광 패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태양광 패널’ 또는 ‘태양광 모듈’이라 불리는 이 얇은 판은 실리콘의 특성을 활용해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꾼다. 소규모 전력 생산을 가능케 해 태양광 발전의 핵심장치로 불리는 태양전지판 안에는 99.999999%의 고순도 실리콘이 들어 있다.
파란 태양전지판,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려면 우리가 생활하는 건물에서부터 최대한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일상에서 에너지를 절감하고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제로에너지 건축물도 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이란 사용되는 에너지와 생산 에너지의 합이 ‘제로(0)’가 되는 건물을 말한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제로에너지 건축의 선두주자가 바로 태양광 발전이다.

태양의 빛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태양광 발전을 위해서는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 전류를 만드는 태양전지가 필요하다.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태양광 발전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적지 않은 세월이 걸렸다.
빛이 전기를 생성하는 현상을 맨 처음 포착한 사람은 프랑스의 젊은 물리학자였다. 1839년, 당시 19살이었던 에드몽 베크렐은 특정 물질을 태양광에 노출하면 전류가 생성된다는 ‘광기전력효과’를 최초로 발견했고, 산성 용액에 넣은 염화은을 백금 전극에 연결해 최초의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30여 년 뒤, 프랑스 수학자 오귀스탱 무쇼가 태양열을 이용한 증기 엔진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1883년에는 미국 발명가 찰스 프리츠가 비금속물질 셀레늄이 광전도성을 띤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태양전지에 접목해 뉴욕시 건물 옥상에 설치했다. 오늘날의 시스템과 흡사한 최초의 태양전지였지만,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변환 효율’이라는 벽을 넘어야 했다. 셀레늄 태양전지의 발전이 극히 낮자, 엔지니어들은 실리콘이라는 신소재에 주목했다. 1954년 미국 벨연구소가 실리콘의 물성에 주목하면서 태양전지 기술은 도약의 계기를 맞이했다. 벨연구소가 개발한 실리콘 태양전지는 종전 1% 남짓했던 변환 효율을 4.5~6%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태양광 산업의 쌀’ 폴리실리콘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수요가 늘면서 태양광 에너지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폴리실리콘(Poly Crystal Silicon)은 태양광 패널의 솔라 셀(solar cell) 기판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원재료이기 때문에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린다. 폴리실리콘은 고순도의 다결정 분자구조를 지닌 화합물로, 태양전지에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작은 실리콘 결정체들로 이루어졌다. 일반 실리콘에 비해 감광성이 높고 불에 잘 견디는 내화성, 발수성, 산화 안정성, 저온 안정성, 가스 투과성 등이 뛰어나다.
1세대인 실리콘 태양전지 다음으로 2세대 박막형 태양전지가 등장했고, 최근에는 3세대로 불리는 고효율의 연료감응 태양전지, CIGS 박막형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다양한 형태가 개발되고 있다.

뜨거워지는 태양광, 빛 발하는 실리콘
어느덧 태양광 발전은 일반 가정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하는 기술로 자리 잡았다. 최근 글로벌 전력난을 거치며 수요는 더욱 급격히 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 모듈, 시스템 등 태양광 산업의 기초를 이루는 핵심소재지만, 정제 및 제조기술이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은 물질이기도 하다. 태양전지판 제조용 실리콘은 순도 99.999999%가 되어야 한다. 고순도 TCS 분리 과정에서 아주 작은 오차라도 발생하면 나올 수 없을 만큼 고난도 공정이다. 반도체 물질에 대한 탐구가 계속되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는 인류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형태의 태양광 패널이 개발될 지도 모른다.

댓글 1개
많이 배우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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