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가 영어로 워라밸 아닌가요?’ 모 개그 SNS툰에서 나왔던 말이다. ‘뭐래~ 키득키득’ 싶다가 Work &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라는 것 정도만 알았지, 그래서 워라밸적(?) 사고와 행동 강령이 뭔데! 라고 물으신다면 똑 부러지게 대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답을 찾기 위해 고뇌에 빠지면 정말 ‘칼퇴’로 귀결되고 마는 하찮은 의식의 흐름과 마주치고 만다. 그 SNS툰이 사실은 극사실주의였구나! 싶어 무릎을 탁 치는 순간, 흥미로운 자료 하나를 전달받았다. KCC글라스 전의공장에서 진행했던 한 프로그램에 대한 결과 보고서였는데, 그곳에 적힌 수치들이 진정한 워라밸이 뭔지에 대해서 곱씹게 했다.
‘24년 걷기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혈당왕’, ‘슬림왕’, ‘근육왕’으로 파트를 나누어 진행했다. 딱 느낌이 오겠지만 높은 혈당, 많은 체지방, 부족한 골격근량. 건강을 위협하는 이 세 가지를 *걷기 운동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가득 담긴 임직원 건강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혈당왕 1등에 오른 기계과 박상용 조장은 혈당혈색소 수치 8.1에서 5.5로 당뇨병 단계에서 정상 범주로 바뀌었다. 슬림왕 1등 SL과 임선민 기사는 체지방 11kg을 감량했고, 근육왕 안전환경유닛 김동욱 대리는 골격근 6.2kg을 얻었다. 올해 4월 15일부터 6월 30일, 10주 사이에 말이다.
* 프로그램 참여 임직원들은 걷기 앱 ‘걷쥬’를 활용해 하루 12,000보를 기본 운동으로 하고, 이외엔 자율적인 운동과 식단으로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근비대를 위해선 웨이트트레이닝이 필수이기 때문에 근육왕으로 유의미한 신체 변화를 만든 임직원들은 고강도 근력운동까지 겸했다.
KCC글라스 전의공장 현장 기능직 임직원 평균연령은 46세, 평균 근속연수는 약 14년이다. 업무에 있어선 베테랑이지만, 자기관리에 있어선 소홀해지는 나이다. 눈 감고도 일할 수 있지만, 점점 그 실력과 감각을 유지하는 건강이 하향곡선을 타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그 상태를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엔 녹이 슬고, 잘해 오던 일도 삐걱거리며 실수하게 된다. 건강이 곧 직장에서의 업무 효율과 안전, 태도와 자신감, 창의성 등의 윤활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의공장 ‘안전환경유닛’의 보건관리자 신경숙 대리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주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물론 그 이면엔 전의공장 책임자인 김선덕 공장장과 안전환경유닛장인 박인성 과장 등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지원하고, 지지해 주는 의지가 녹아 있었다.
또한 이러한 성공적인 결과 뒤엔 ‘걷기’라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운동이 있었다. 평소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임직원들이 일상적으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걷기였기 때문이다. “현장 기능직분들과 면담해 본 결과 교대 근무와 바쁜 일정으로 운동 시간 부족은 당연하고, 운동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휴식 시간이나 일상에서 틈틈이 할 수 있고, 몸에 무리도 가지 않는 운동을 찾다 보니 걷기만 한 게 없더라고요” 신경숙 대리의 이러한 의도와 계획은 적중했다. 임직원들이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에도 산책하듯 공장 외곽을 걷는 건 어렵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이사이, 퇴근 후 잠깐잠깐이 모여 자연스럽게 12,000보를 채워 나갔다. 걷기가 일상화되니 운동이 쉬워졌고, 쉬워지니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니 꾸준해졌다. 그리고 신체 변화와 건강은 그 꾸준함 뒤에 따라오는 당연한 리워드였다.
앞서선 1등 임직원들만 소개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엔 혈당왕 23명, 슬림왕 44명, 근육왕 36명 총 103명이 신청했다. 그들 모두가 유의미한 변화를 경험한 건 아닐지라도, 건강관리가 일과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동일하게 느꼈을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워라밸이란, 일과 삶의 완전한 분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에 3분의 1은 잠은 자고, 나머지 1은 일을, 나머지 1은 개인 시간을 보낸다. 그중 어느 하나라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고통이 뒤따른다. 그렇기에 진정한 워라밸은 그 세 가지가 ‘적당한’ 순간을 의미하고, 적당함을 위해선 건강관리와 운동이 필수적이다. 건강이 무너지면 일도, 개인 시간도, 수면의 질도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KCC글라스 전의공장의 이번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임직원 건강을 넘어, 균형 잡힌 삶을 구축해 나가는 촉진제 역할을 한 셈이다.
앞으론 누군가가 그래서 워라밸적(?) 사고와 행동 강령이 뭔데! 라고 물으신다면 ‘칼퇴’ 대신, ‘점심시간에 잠시 걷는 습관, 야식을 먹지 않고 건강한 아침을 챙기는 루틴, 변하는 나의 몸과 건강 상태에 뿌듯해하는 그 마음’ 이라고 똑 부러지게 말해도 되지 않을까.![]()

이전 글
그늘 같은 전시, 지속하는 마음 ‘KCC x 사비나미술관’
다음 글
[컬러맛집] 한때 미움을 받던 노란색! 인식은 어떻게 변화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