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몇 시에 잠들지, 무엇을 먹을지, 오늘 얼마나 움직일지. 내 선택으로 달라지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 최근 Z세대 사이에서 번지는 ‘맥싱(Maxxing)*’은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맥싱은 무언가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의미의 ‘Max’에서 나온 표현이다. 게임에서 원하는 능력치를 집중적으로 키우듯, 내 삶에서도 지금 필요한 영역 하나를 골라 더 나은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관리하려 애쓰기보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한 가지에 힘을 싣는 것. 맥싱은 그 선택에서 시작된다.
*맥싱(Maxxing)은?
‘최대치’를 뜻하는 Max에서 파생된 표현. 게임에서 원하는 능력치를 키우듯, 삶의 특정 영역을 골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은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갓생 이후, 자기관리에도 선택과 집중
조금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새롭지 않다. 몇 년 전 ‘갓생’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도 비슷한 이유다. 계획한 일을 해내고, 운동과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며 좋은 습관을 하나씩 쌓아가는 삶. 작지만 분명한 성취로 하루를 채우는 것에 많은 사람이 희열을 느꼈다.
맥싱이 더 나은 나를 향한다는 점에서는 갓생과 닮았다. 다만 힘을 쓰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생활 전반을 고르게 관리하기보다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영역 하나를 골라 집중한다.
요즘 유난히 피곤하다면 수면부터 챙기고, 식습관이 마음에 걸린다면 먹는 것을 바꿔보고. 모든 능력치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대신, 지금 필요한 스탯에 포인트를 더하는 셈이다.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맥싱의 모습이 달라진다.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맥싱의 시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슬립맥싱(Sleepmaxxing)이다. 슬립맥싱은 그저 오래 자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침실의 온도와 조명을 조절하고, 잠들기 전 습관까지 살피며 자신에게 가장 좋은 수면 환경을 찾아간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양’보다 잘 자는 방법이다.
식탁에서는 파이버맥싱(Fibermaxxing)이 눈에 띈다. 채소와 통곡물, 콩류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의식적으로 챙겨 먹으며 식습관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한동안 ‘얼마나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느냐’가 건강 관리의 주요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무엇을 더 균형 있게 먹을 것인지로 관심사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맥싱의 영역은 건강에만 머물지 않는다. 솔로맥싱(Solomaxxing)은 혼자 보내는 시간을 보다 만족스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혼자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일상을 채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그저 견뎌야 할 공백으로 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잘 보내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편리함을 덜어내는 방식도 있다. 프릭션맥싱(Frictionmaxxing)은 배달 대신 직접 요리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고, 스마트폰 대신 종이에 메모하는 식으로 일상에 일부러 작은 ‘마찰’을 만든다. 빠르고 편한 것이 당연해진 시대에 오히려 손을 움직이고, 시간을 들이고, 직접 경험하는 감각을 되찾으려는 선택이다.
앞서 설명한 것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남들이 좋다는 것을 모두 따라가기보다 지금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살펴본다는 것. 맥싱은 결국 ‘더 많이’가 아니라 ‘무엇에 더 집중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역술가 박성준의 “운이 안 풀릴 땐 관악산에 가라”는 말에서 시작된 ‘개운 산행’은 럭키맥싱 열풍에 불을 지폈다. 출처 tvN
좋은 운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최근에는 맥싱의 대상이 꽤 뜻밖의 곳으로도 향했다. 럭키맥싱(Lucky Maxxing), 말 그대로 운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좋은 기운이 있다고 알려진 장소를 찾아가고, 행운을 상징하는 물건을 챙기고, 사주나 운세 콘텐츠를 즐긴다. 올해 초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박성준 역술가가 관악산에 올라 소원을 빌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자 이른바 ‘개운 산행’도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렇다고 운세와 풍수를 맹신한다는 뜻은 아니다. “좋다는데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경험을 더하고,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대해보는 것에 가깝다.
운은 원래 기다리는 것이었다. 럭키맥싱은 그 기다림에도 작은 행동 하나를 보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일단 해보는 것. 그런 점에서 럭키맥싱은 맥싱이 가진 태도를 꽤 재미있게 보여준다.
맥싱은 나에게 필요한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MAX’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외모를 끊임없이 손보는 룩스맥싱(LooksMaxxing)은 지나친 외모 중심 사고나 자기검열로 이어질 수 있고, 식단이나 수면 역시 더 많이, 더 완벽하게 관리하려다 보면 오히려 몸과 마음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맥싱은 모든 것을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다 잘하려는 마음에서 조금 벗어나, 내게 필요한 한 가지를 골라 상황에 맞게 집중하는 것에 가깝다. 무엇이든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변화가 정말 나에게 필요한지,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인지 살펴보는 일이다. 결국 맥싱의 핵심은 ‘무조건 더’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만큼,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MAX로 만들어보고 싶은가?
[기사 요약]
- 갓생에서 맥싱으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관리하기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한 가지를 골라 집중하는 ‘맥싱’이 Z세대의 새로운 자기관리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 내게 맞는 영역에 집중: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슬립맥싱, 식습관을 관리하는 파이버맥싱,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솔로맥싱, 일상에 일부러 작은 불편을 더하는 프릭션맥싱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 운도 직접 만들어가는 시대: 좋은 기운을 찾아 행동하는 ‘럭키맥싱’까지 등장하며 맥싱의 영역은 건강과 자기관리를 넘어 운과 일상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결국 맥싱은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게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댓글 3개
필요한 것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군요
흠 자극되는군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즐기는 맥싱 트렌드가 재미있고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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