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눈높이 리서처
호영성 소장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트렌드를 연구하며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있다. 대기업 광고대행사와 스타트업을 거쳐 2014년 연구소에 합류한 뒤 마케팅 컨설팅과 리서치를 진행해왔다. 20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일상과 속사정을 들여다보는 ‘눈높이 리서치’를 바탕으로 매년 트렌드 예측서를 펴내고 있다.
회의가 끝난 뒤 “왜 답이 없지?”라고 묻는 선배에게 후배는 “메신저로 답했는데요?”라고 말한다. 업무 지시를 받은 후배는 이유와 목적부터 확인하고 싶어 하고, 선배는 직접 찾아와 보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일하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당연함’은 생각보다 다르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일과 사생활의 경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는 소통 방식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도 이전 세대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Z세대의 행동은 선배 세대에게 ‘요즘 애들은 소통이 어렵다’는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KCC처럼 현장직과 사무직 등 다양한 직군과 세대가 함께하는 조직이라면 이런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Z세대가 편하게 여기는 소통 방식은 무엇이고, 선배 세대와 대화하며 어려움을 느끼는 지점은 어디일까. 서로 다른 세대가 오해를 줄이고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대학내일20대연구소’ 호영성 소장에게 들어봤다.
같은 회사, 다른 소통의 언어
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만큼 대면보다 메신저를 통한 소통을 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직접 이야기를 나눴더라도 메신저나 메일로 한 번 더 확인한 내용을 공식적인 의사소통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반면 선배 세대에게는 결재를 올리고 메일을 보냈더라도 직접 찾아가 보고하는 것이 더 확실한 소통일 수 있다.
호 소장은 “세대 간 소통 방식의 차이도 있지만 직무와 근무 환경에 따른 차이도 크다”고 설명했다. 사무직은 메신저를 활용하기 쉽지만 현장직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IT 직군과 현장직처럼 일하는 방식이 다른 구성원이 한 조직에 함께 있다면 같은 세대 안에서도 소통 방식의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소통 방식뿐 아니라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선배 세대가 함께 식사하고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감을 쌓는 것을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 방식으로 여겼다면, Z세대는 업무상 소통이 원활하다면 개인적인 영역까지 공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친해져야 일을 잘할 수 있다’기보다 ‘일을 잘하면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인식에 가깝다.
그렇다고 사적인 대화나 스몰토크를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 뭐 했어요?” “요즘 재미있게 본 영화 있어요?”처럼 가볍게 관심사를 묻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상대의 취미나 관심사를 알아가는 과정도 관계를 쌓는 좋은 방법이다. 다만 상대의 선택을 자신의 기준으로 평가하거나 사적인 영역을 지나치게 파고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애들’이라는 오해부터 내려놓기
“요즘 애들은 이기적이다.” “워라밸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Z세대를 둘러싼 대표적인 평가다. 하지만 호 소장은 이를 단순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정말 필요한 일 때문에 야근하거나 더 노력하는 것 자체를 무조건 싫어하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할 일은 끝났는데 윗사람이 남아 있어서 함께 남아 있어야 한다거나, 퇴근 후에도 계속 업무 연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죠.”
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을 하지 않는 것 자체라기보다 불필요한 관행에서 벗어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가깝다. 업무의 목적과 필요성이 분명하다면 충분히 몰입하고 노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왜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 역시 반항이나 불만으로만 볼 수 없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뿐 아니라 왜 하는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알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의사 표현일 수 있다.
Z세대도 사실 대화가 어렵다
Z세대 역시 선배 세대와의 대화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 어떤 표현이 적절한지 고민하기 때문이다. 호 소장은 “지금 세대는 대면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경험이 이전보다 적었고,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소통에도 익숙해졌다”며 “대면 대화에서 어느 선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 어떤 뉘앙스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메신저에서도 세대 차이는 나타난다. 이모티콘 하나로 답하는 것이 Z세대에게는 ‘확인했다’는 자연스러운 표현일 수 있지만 선배에게는 성의 없는 답변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같은 표현도 세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상대의 반응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서로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Z세대 역시 조직의 업무 방식과 소통 규칙을 익히고 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대를 잇는 대화법은 ‘명확함’과 ‘이해’
세대 간 소통의 해법은 먼저 ‘눈치껏 알겠지’라는 기대를 줄이는 데서 시작한다. 조직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과 업무의 목적은 명확하게 설명하고 공유해야 한다. 급한 업무라면 메신저만 보내놓고 기다리기보다 직접 한 번 더 알리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후배 역시 자신이 알지 못하는 조직의 맥락이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질문해야 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해서 행동했는데 문제가 되는지 알려주세요”라고 대화의 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Z세대는 이렇다’며 한 집단으로 규정하지 않는 일이다. 호 소장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개인으로 바라보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은 세대와 상관없이 똑같다”고 강조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메신저가 편한 사람도, 직접 이야기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도 있다. 서로의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왜 저럴까’ 대신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세대를 잇는 대화는 그렇게 상대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KCC구성원 Q&A
Q. 선배들과 업무 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조금 어렵게 느껴집니다.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가까워질 수 있는 대화법이 있을까요?
호영성 소장’sTactics
- 업무의 ‘무엇’과 ‘왜’를 함께 설명하기 : 선배는 업무의 목적과 맥락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 조직의 기준은 ‘눈치’보다 ‘명확한 공유’로 : 서로가 당연하게 여기는 업무 방식과 소통 규칙을 분명히 하기
- 이해되지 않는다면 묻고 확인하기 : 후배는 자신이 모르는 조직의 맥락이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하고 질문하기
- 상대의 업무 환경에 맞게 한 번 더 소통하기 : 급한 일은 메신저만 보내지 말고 필요한 경우 직접 알리기
- 관계는 가볍게, 판단은 신중하게 : 사적인 관계를 강요하지 않고 관심사로 스몰토크를 시작하되 상대를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기
- ‘Z세대’보다 ‘한 사람’으로 바라보기 : 세대의 차이를 인정하되 개인마다 다르다는 점을 존중하기
댓글 17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어렵지만 해야하는 일 같네요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를 수 있음을 꾸준히 생각하고 소통하는 자세가 어렵지만 중요한것같아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나의 기준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게 중요하겠네요
회사 생활에서 중요한 대화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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