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ech] ESG 2.0 시대에 대응하라

구글 트렌드에 ‘ESG’ 검색 횟수를 찾아보면 전 세계적으로 2020년 7월경부터 급속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ESG는 2004년에 UN 보고서 ‘먼저 돌보는 자가 승리한다’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이지만 사실 투자업계 등을 제외하고는 그간 주목받지 못한 단어였다. 그러다가 이른바 ‘BBC’ 즉, 블랙록(Blackrock) 자산운용사, 바이든(Biden) 미국 대통령, 코로나(Corona) 사태로 강화되었다고들 한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주주 서한에서 ‘ESG를 경영요소로 삼지 않는 기업에게는 투자를 줄이거나 투자를 회수하겠다’라고 명시하면서 실제로 이를 실행해왔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친환경 대통령이라고 할 만큼 ESG에 관심이 많으며 특히 환경에 잘 대응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푸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할 만큼 ESG에 방점을 두는 인물이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에 퍼지면서 인류는 그간 환경보호의 소홀함과 인간 건강의 중요함을 동시에 깨닫고 이에 가치를 두는 ESG 경영을 국가, 기업, 개인에게까지 내재화하였다.
그간 2~3년 동안 거세게 일던 ESG 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기후 위기 반대론자들이 등장하며 세계 경제가 침체하자 강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ESG는 계속될 것인가에 대한 회의(懷疑)가 등장하며 미국에서는 일부 공화당을 중심으로 ESG를 강조하는 기업에 이념적으로 반대하는 ‘반(反) 깨어있는 기업 주의(anti-woke company)’도 등장하였다. ESG가 성공적으로 등장하였으나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바야흐로 다가왔다. 여기에는 그간 자본의 흐름에만 집중하였던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실물의 흐름에 따른 ESG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잖이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ESG는 여기에서 멈출 것인가? 필자는 ESG는 불가역적(不可逆的)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맥킨지라는 세계적인 컨설팅사도 지적했듯이 기업이 가지는 외부효과(externalities)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ESG 경영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외부효과란 회사가 경영을 하며 수익을 내는 과정에서 외부에 끼치는 각종 영향을 말한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가 콜라를 만들면서 물부족 국가에서 어떻게 물을 조달할 것인가? 하이네켄 맥주회사가 맥주를 팔면서 어떻게 음주운전을 방지할 것인가? 등 기업은 수익 창출 과정에서 사회에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업은 돈만 버는 이기적인 회사가 되어 평판이 낮아지고, 사회적 압력이 거세지며,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맥킨지가 강조했듯이 만약 이렇게 회사가 외부효과를 방치한다면 결국 이해관계자들은 회사에 주었던 ‘사회적 면허(social license)’를 회수할 것이다. 모든 기업은 따지고 보면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기업이 사업을 해도 된다는 면허를 받아 운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기업이 혹은 경영자가 ESG 측면에서 부도덕하거나 몰염치하게 경영한다면 이해관계자들은 법적 규제, 투자 회수, 협력 거절, 퇴사와 태업, 불매 운동 등으로 기업에 각종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기업을 퇴출하고자 할 것이다. 즉, 기업의 사회적 면허를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다.
ESG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ESG가 도덕적 황금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기업은 지속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ESG는 기업에게 우등생이자 모범생이 되라는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이고, 기업이 만들고 있는 문제를 제3자에게 자선이나 기부의 형태로 대신 해결하게 하지 말고, 기업이 직접 나서서 공유가치창출(CSV)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은 사회적 면허를 계속 유지하고 수익을 창출하고, 외부효과를 해결하며 사업기회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바로 ESG의 기반이다.

ESG 2.0은 무엇일까? 기업이 ESG를 실행하면서 성적을 더 올리고 더 모범적이 되는 것이다. 우선 기업은 성적을 더 올리려면 ESG를 코스트 센터가 아닌 프로핏 센터(profit center)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ESG가 단순히 사회공헌팀이나 ESG 팀의 업무가 아닌, 기업의 각각 업무 분장에 맞게 나뉘어 전략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ESG 재무, ESG 생산, ESG 마케팅, ESG 인사, ESG 홍보 등 각 기능으로 분산(transformation)되어야 한다. 재무 측면에서는 녹색금융을 더 활용하여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추어야 하고, 생산 측면에서는 ESG를 고려한 생산방법으로 에너지 원단위 효율화 등을 기해야 한다. 인사 측면에서는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절차로 우수 인재를 유입하고 적정한 보상으로 직원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홍보 측면에서는 그린워싱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데이터텔링이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이해관계자에게 진정성을 전달해야 한다. 특히, 마케팅 측면에서는 ’소셜 마케팅‘으로 기업이 팔고자 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ESG 요소를 담아 회사도 좋고, 사회도 좋은 고객 만족을 제고해야 한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회사가 5년 내 지속가능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곧 망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ESG 2.0은 새로운 개념으로 ESG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ESG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각 부서에서 ESG를 실천하는 것이 ESG 2.0이다. ESG는 오직 실천할 때에만 그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 면에서 2022년이 ESG 도입의 원년이었다면 2023년은 ESG 실천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 ESG는 그렇게 자리 잡아 기업의 경쟁우위를 결정할 것이다.

문성후 한국ESG학회 부회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두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24년간 근무하며 CSR 담당, 환경경영보고서 발간, 준법지원 등 ESG 경영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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