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대문 인근을 지나가다 보면 주변 건물들과 달리 수려한 곡선을 그리는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 있다. 바로 서울 패션위크로 유명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다. 더불어 성수동 카페 거리를 가로지르면 SF에 나올법한 기하학적 형태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데,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 몬스터’로 유명한 아이아이 컴바인드의 신사옥 건설 현장이다. 심심한 도심에 유쾌함을 끼얹는 두 건물 모두 한 업체에서 건물 뼈대를 만들었다. 오늘 소개할 KCC의 소중한 파트너, ‘남웅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남웅건설 주식회사는 건축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철근콘크리트공사 전문업체로 1989년 창립해 올해로 35살을 맞았다. 업력만 놓고 본다면 그 시절 지어지던 각지고 튼튼한 것에 초점을 둔 건축물을 고집할 법도 한데, 어떻게 현시점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브랜드 공간을 척척 만들어 내는 걸까?
역경과 극복으로 얻은 ‘외유내강’
외유내강. 겉은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속은 강직하고 꿋꿋하다는 말이다. 남웅건설이 그토록 개성 강한 설계자(발주자)들의 니즈에 맞게 건물 뼈대를 만들어 내는 데는, 바로 외유내강적인 면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유연함과 강직함을 동시에 겸비했던 건 아니다. 35년 동안 수많은 역경과 극복을 반복하며 자연스레 쌓인 그들만의 경험과 지혜, 기술력이 결합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남웅건설도 IMF는 피해 갈 수 없었다. 당시 거의 모든 한국 기업들이 긴축 경영으로 사업을 축소하며 수많은 인력이 회사에서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남웅건설 역시 일이 줄어들어 자금난에 시달리고, 사업을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권고사직조차 하지 않았다. 남웅건설 황웅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 저희 아버지께서 경영을 하셨는데,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일은 없는데, 직원들 월급은 챙겨야 했으니까요”라며 “그렇다고 함께 해온 직원들을 나 몰라라 자를 수는 없어요. 그래서 아버님께서 모아 두셨던 개인 돈으로 어떻게든 버티고 버텼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런 강직한 신념이 빛을 발한 걸까. *플랜트 공사를 꾸준히 해오던 남웅건설에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반도체 산업 부흥으로 기반 시설 확대가 필요했던 대기업들에서 러브콜이 온 것. 파주, 구미, 기흥, 평택, 이천, 천안, 청주 등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공장들의 뼈대가 되는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남웅건설이 도맡으면서 점차 IMF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뿐만 아니라 삼성과 함께 동행한 몽골 건설 봉사활동에서도 일은 잘 풀리지 않았다. 사전에 전달받은 현지 인건비와 정작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건비가 달라던 건 기본. 현지 업체들과 협업을 해나가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해외 환경과 현지 사정을 빠르게 파악해, 문제들을 유연하게 대처했던 일도 남웅건설에겐 좋은 경험이자 외유내강의 밑거름이 됐다.
*플랜트 공사: 기술, 원료, 자재 등을 투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플랜트 사업’의 공장 시설을 만드는 건설 공사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유연함
남웅건설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콘크리트 자체가 지닌 본연의 색상과 질감, 독특한 조형미를 강조하는 노출콘크리트 기술력도 두텁게 쌓아왔다. 이를 토대로 만든 DDP와 여수엑스포타운 주제관, LG아트센터 및 LG사이언스홀 등도 눈에 띄지만, 최근 KCC건설과 함께 준공 중인 아이아이 컴바인드 성수동 신사옥은 그들의 기술력이 집약된 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준공 막바지인 성수동 신사옥은 건물 전체가 노출콘크리트로서, 지상 1~5층 비정형 라운드(곡면)구간과 *페리 레일키트를 활용한 전망대 형태의 지상층 등 해외에서조차 찾기 힘든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남웅건설은 해당 건물의 고난도 구조를 만들기 위해 발주처, 설계사, KCC건설 현장 직원들과 함께 착공 전 설계단계부터 시공 계획에 따른 분할 시공까지. 회의와 실제 건물 구조를 본떠 미리 축소 제작해 보는 목업 시공을 수십 차례 거치며 노력에 노력을 쏟았다.
남웅건설의 한 관계자는 준공 과정에 대해 “노출콘크리트 품질 기준에 대한 설계자의 의도가 각각 다르므로 그 의도에 맞는 품질기준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라며 “이번 성수동 신사옥 또한 목업 시공을 통해 발주자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신경 썼습니다. 그래야만 최적의 자재와 공법으로 시공성을 검토할 수 있고, 이후의 과정 또한 안전하고 차질 없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라고 전했다. 현장 환경과 발주자의 의도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 변수를 줄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 과거 몽골 현장에서 얻은 경험이자 유연함인 셈이다.
*페리 레일키트: 하중 지지대 없이 일정 영역을 외부로 돌출되게 만들어 주는 키트
사람을 믿고 마음을 쏟는 강직함
그 결과 콘크리트 구조물에선 보기 힘든 3D 비정형 곡선 형태를 만들어, 기존의 각진 형태로 쌓아 올리던 일반적인 건물에서 완전히 벗어나 미래지향적이면서 위트 있고, 자연스러우면서 견고한 건축물을 만들어버렸다. 콘크리트 본연의 아름다움을 활용해 이런 유연하고 부드러운 비주얼을 만들어 내는 기술력은 남웅건설이 독보적이기에, 여전히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건설회사가 아닐까.

하지만 그들은 자만하지 않는다. KCC와 협업한 이번 성수동 신사옥 건설 과정에 대해 황웅 대표는 “매우 어렵고 난해한 3D 비정형 구간을 시공함에 있어 적극적으로 협력업체의 의견을 청취하고 발전 시켜주신 KCC건설 임직원분들이 있었기에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이 자리를 빌려 김용덕 현장 소장님과 KCC건설 임직원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고 전했다. 함께 하는 동료에게 공을 돌리고 마음을 쏟는 일, IMF 때의 강직함이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도심을 가로지르다 보면 반듯하게 각지고 단단한 건물들이 높이 솟아,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을 당연하게 목도하곤 한다. 처음엔 웅장하지만, 보면 볼수록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럽고 답답한 도시 풍경들. 자연스런 곡선 하나 없이 모두 똑같은 육면체여서 그런 건 아닐까? 만약 부드럽고 유연한, 하지만 속은 강직하고 올곧은 건물로 이루어졌다면 조금은 자연스럽고 유쾌한 풍경이 되지 않을까. 마치 ‘외유내강’ 같은 건물들 말이다. 남웅건설이 지금까지 쌓아 왔고, 현재 준공 중이며, 앞으로 만들어 나갈 건물들이 딱딱한 도시를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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