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푸른 바다가 사계절 내내 넘실대는 속초 외옹치해변.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동해안 명소지만, 매년 겨울이면 강한 북동풍과 거센 너울성 파도가 백사장의 모래를 빼앗아 갔고, 해가 갈수록 해안선은 뭍 쪽으로 밀려났다. KCC건설이 최근 준공한 외옹치지구 연안정비사업은 이 오래된 침식 문제에 맞선 결과물이다. 단순히 구조물을 세워 파도를 막아내는 대신, 해변이 스스로 모래를 되찾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
까다로운 해양 환경에 맞춘 정밀 설계
외옹치해변은 해저가 완만하게 이어지지 않고 수심이 가파르게 깊어지는 동해안 특유의 급심 지형이다. 여기에 겨울철마다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너울성 파도가 더해지며 모래사장은 빠르게 제 모습을 잃어갔다. KCC건설은 수중 방파제로 파도의 힘을 1차로 꺾고, 돌제로 모래의 흐름을 조절했으며, 침식된 백사장에 모래를 다시 채워 넣는 세 가지 방식을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어느 하나가 단독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동시에 해변의 모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구조물의 위치와 높이 역시 눈대중이 아니라 수리모형실험과 파랑 해석 결과를 하나하나 대조하며 세밀하게 정했다.
오차 없는 수중 시공을 위한 스마트 해양 기술
바다위시공은육상과다른어려움이있다. 미세한 물결에도 위치가 흔들리고, 시공 결과를 눈으로 바로 확인하기도 어렵다. 이를 보완한 것이 정밀 GPS 위치관리 시스템과 다중빔 음향측심 기술이다. 실시간 위치 확인 시스템으로 대형 구조물이 제자리에 설치되도록 정확도를 높였고, 초음파를 활용하는 다중빔 음향측심 기술을 통해 사람이 직접 잠수하지 않고도 해저 지형과 구조물의 위치를 눈앞에서 보듯 정밀하게 점검하며 작업했다. 여기에 드론을 활용한 상공 측량과 수중 측량을 주기적으로 병행하고, 이 모든 데이터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ICT 기반 시공관리 시스템까지 가동한 덕분에 공사 전 과정을 차질 없이 감독하며 최고의 시공 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염분과 습기에 늘 노출되어 있는 해양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KCC건설은 KCC의 고성능 자재를 채택했다. 해양 구조물의 부식과 열화를 방지하는 내구성이 핵심 과제였다. 해수 노출 위험이 높은 강재 구조물에는 중방식 방청도장을 입혀 부식을 막고, 대기에 그대로 드러나는 철재 부위에는 내염성 도료를 칠해 염해가 파고들 틈을 차단했다. 일부 콘크리트 구조물 역시 보호 코팅제로 마감해 시간이 지나도 부식으로 인한 손상이 번지지 않도록 했다. 초기 시공 품질뿐 아니라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유지관리 비용도 줄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자연과의 상생을 실현하는 친환경 시공
이번 현장에서 KCC건설이 가장 오래 고민한 지점은 ‘얼마나 자연을 건드리지 않을 것인가‘였다. 과거에는 단순히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워 파도를 막는 방식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꼭 필요한 자리에만 구조물을 최소한으로 두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선택한 구조물이 엑스에이(XA) 블록이다. 파랑의 에너지를 낮춰 모래 유실을 막는 동시에 모래가 자연스럽게 가라앉아 쌓이도록 유도한다. 블록 내부의 빈 공간은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 인공 어초 역할까지 겸하는 친환경 자재이기도 하다. 국내 연안정비사업 중에선 설계 단계부터 엑스에이 블록을 적용한 현장이 드문데, 블록을 두 단으로 쌓아 올리는 구조라 상당한 수심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얕은 바다에서는 시도조차 어려운 공법이 외옹치의 급경사 지형 덕분에 가능해진 셈이다. 블록이 파도에 밀려나지 않도록 앞쪽에는 테트라 네오를 세웠다. 일반 테트라포드와 달리 돌기형으로 마감해 블록끼리 맞물렸을 때 잘 빠지지 않도록 고안한 형태로 구조적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시공 내내 환경을 대하는 원칙도 분명했다. 해수 오염을 막는 오탁방지막을 설치해 흙탕물이 퍼지는 걸 막고, 기상이 나빠지면 곧바로 작업을 멈췄다. 유류 유출 사고에 대비한 비상 대응체계를 상시 가동함은 물론 인근을 오가는 어선과 선박의 통행 안전을 위해 해상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작업구역과 항로를 명확히 구분해 안내했다. 불필요한 해저 굴착을 최소화해 연안 지형 손상을 원천 차단한 점도 KCC건설의 친환경 철학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해양 생태를 지키며 연안을 안전하게 되살려내기 위한 KCC건설의 여정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겨울이 와도 외옹치해변은 예전처럼 조용히 깎여 나가지 않을 것이다.
MINI INTERVIEW
현장소장 김호범 부장
해양공사는육상공사보다변수가많습니다. 거센 바람과 파도, 제한된 작업시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모든 구성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구조물 하나를 세운 게 아니라 지역의 미래와 안전을 지키는 기반을 만든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외옹치해변을 언제든 안심하고 편하게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침식이 멈추고, 백사장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지역 관광에도 자연스럽게 활기가 돌 거라 믿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 침식이 더 잦아질 텐데, 이번 프로젝트가 해안 재해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모범적인 선례가 되어 다른 연안정비사업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 17개
너무 멋지십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이런 기술도 있군요.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여름휴가때 다녀와 추억이 있던 곳인데.. 준공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늘 안전한 작업 감사합니다
직원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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