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으면 서울 안에선 당연하고, 가끔 제주도에서까지 보인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거대하고 웅장한 롯데월드타워는 외벽이 유리로 돼 있다. 그럼 지상 123층, 높이 555m로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이 건물 전체를 두르기 위해선 얼마만큼의 유리가 쓰였을까? 무려 4만 2천여 장. 종이로 따져도 그 규모가 가늠 안 될 만큼 무수한 유리가 사용됐는데, 그 엄청난 양의 유리를 단 하루 만에 생산하는 공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완공됐다. 바로 KCC글라스 인도네시아 법인의 ‘바탕공장’이다.
인도네시아 ‘바탕공장’ 전경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자바섬 중앙에 위치한 지역)의 바탕산업단지에 46만㎡(약 14만 평) 규모로 세워진 KCC글라스 바탕공장은 연간 44만 톤, 하루 1,200톤이라는 엄청난 양의 판유리를 생산하는 초대형 유리 생산 공장이다. 21년 5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3년간 약 3,000억 원을 투입해 지난 10월 3일, 드디어 용융로에 불씨를 넣는 화입식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공장 가동을 알렸다. 이로써 KCC글라스는 여주공장이 연간 생산해 내는 130만 톤의 판유리에 바탕공장 생산량까지 더해, 확고한 ‘글로벌 유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월 3일 진행한 화입식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율리옷 딴중(Yuliot Tanjung) 인도네시아 투자부 부장관, 박수덕 주인도네시아 대사대리, 로산 루슬라니(Rosan Roeslani)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간디 술리스티얀토(Gandi Sulistiy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 자문위원, 펭 쇼우(Peng Shou) CTIEC 회장
인도네시아는 최근 2년간 5%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인구 약 2억 8천만 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데 중위 연령은 29.7세(24년 기준 한국 중위 연령은 45.1세), 태평양과 인도양이 마주하는 길목에 위치한 지리적 특징까지. 성장 잠재력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최근엔 수도 이전까지 추진하고 있어 향후 건설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바탕공장은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KCC글라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KCC글라스 임직원과 인도네시아 정관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사를 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바탕공장에서 생산되는 유리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함과 동시에 향후 7,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 바탕공장을 아세안, 오세아니아, 중동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종합 유리 클러스터’로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유리는 운반 시 파손 위험이 크다 보니 수출이 쉽지 않아 주로 내수 위주의 사업으로만 유지되어 왔는데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해외에 유리 생산 공장을 만듦으로써 기존의 내수 위주 산업을 수출 산업으로 바꿔 놓게 됐다.
화입식에서 로산 루슬라니(Rosan Roeslani)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과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용융로에 불씨를 넣고 있다.
KCC글라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단열 성능을 갖춘 코팅 유리인 컬리넌 시리즈 ‘MZT152’ 제품을 출시하는 등 뛰어난 기술력도 가지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 바탕공장의 용융로에 넣은 작은 불씨가 전 세계로 번져 KCC글라스의 K-유리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