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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건설人] 건설 현장이 서울 중심지면 생기는 일

을지로 초동 오피스 현장

을지로 초동 오피스 현장은 지하 5층에서 지상 16층 규모의 업무시설 공사로, 을지로역과 충무로역, 청계천을 인근에 두고 있어 서울에서도 초도심에 속한다. 특히 일명 ‘힙지로’로 불릴 만큼 트렌디한 문화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특별한 디자인적 외관으로 2025년 1월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는 공정률 62%에 달하며, 외장 통 유리창과 내부 마감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도심 외곽과 그 외곽의 외곽에 있을 정도로 인적 없는 공사 현장에 비해, 서울 도심 속에 있어 한층 편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62%의 공정률 동안 현장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알게 되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우선 한 가지만 살짝만 귀띔해 주자면, 토목 공사를 위해 땅을 파는데 지하에서 불길이 치솟는 일도 있었다. 동해에 있어야 할 유전이 을지로에?! 싶겠지만 그럴 리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어이가 없는 일이다.

(좌상부터) 이지훈 과장, 김현진 차장, 강윤복 차장, 최재원 차장, 이승균 차장, 이봉준 부장, 장영준 대리, 천동혁 사원, 손형석 사원
(좌하부터) 박태진 대리, 이선규 사원, 최석문 대리, 문민 대리, 전용진 사원, 송낙현 사원

폐기물과 불꽃과 그리고 시위

인근에 술집이 많아 어차피 시끄러워 민원이 없을 것 같겠지만 천만의 말씀 되시겠다. 현장 바로 앞에 있는 호텔에서 밤마다 수시로 민원이 들어 왔다. 아니, 공사는 아침에 하는데 무슨 민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당 현장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밤과 새벽에 걸쳐서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면 공기는 왜 맞춰야 했을까? 바로 여기서 등장한다. 그 의문의 땅속 불길 말이다.

범인은 유전…!이 아니라 지반에 매설돼 있던 폐기물과 오염토의 기름증기 였다. 이전에 자리 잡고 있던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생긴 쓰레기들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땅속에 묻어버린 것. 그로 인해 공사는 중단되고, 폐기물과 오염토를 걷어내는 작업부터 선행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시간은 계속 허비되고, 공기를 맞추기 위해 밤낮없이 작업을 이어갔던 것이다. 야간 공사로 인한 호텔의 민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낮에는 또 낮대로 새로운 민원이 제기되는데, 이 건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현장 주변엔 인쇄소가 즐비하다. 충무로 영화들의 포스터와 국내 수많은 잡지 및 책들을 만들어낸 전통이 깃든 인쇄 단지가 을지로 일대에 있기 때문이다. 인쇄 기계들은 진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당 현장의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이 인쇄소 입장에선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주변에 자리한 인쇄소들은 연합을 이뤄 현장으로 진입해 시위를 벌이고, 공사를 방해하는 등 거센 저항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이후, 더욱 거칠고 무자비한 방식으로 공사를 방해했고, 법정 다툼까지 끌고간다. 결국 원만한 합의로 마무리됐고, 현재는 진동이 심한 공정은 끝이 났지만 그 당시 현장 상황은 정말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건설 현장 16층 모습과 건설인들

도심은 도심의 방식이 있는 법

그 과정들을 해결하고, 현재의 안정된 건설 현장이 있기까지는 총 19명으로 구성된 건설인들의 결속력이 가장 중요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선배들과 젊은 열정으로 똘똘 뭉친 후배들의 신구(新舊) 조합은 을지로라는 지역과 닮아, 남다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퇴근 후 팀원들 간의 소소한 식사 자리나, 자체 볼링 대회 등의 단체 활동은 물론이고 공사에 있어 오랜 노하우와 새로운 방법 등을 서로 나누며 화합을 더욱 단단히 해 나갔기 때문이다.

더불어 초도심의 비좁고 산만한 공사 현장을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공법들도 준공에 큰 힘을 보탰다. 역타공법을 활용해 지하와 지상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가 하면, *SWC와 같은 안전 시스템을 도입하여 외부 작업 안전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또한 오염토 발생으로 늦어진 공기를 만회하기 위해 지하 기초에 전단 보강 기초를 적용하여 기초 두께를 감소시켰으며, **코어선행공법을 통해 골조 공사의 공정을 단축하기도 했다.


*SWC(Safety Working Cage): 가설 작업대와 안전 시설물을 결합한 인공 주조물을 외벽에 고정한 상태로 외벽 마감 공사를 진행하는 방법. 안전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방으로 건물을 둘러싸는 형태라서 깔끔한 외형에도 좋아 도심지 공사에 용이하다.

**코어선행공법: 건물 중앙에 고강도 콘크리트를 이용한 벽식 공간 구조(해당 공간엔 보통 엘리베이터, 화장실, 계단 등이 자리하게 된다)를 만들어 중심 뼈대를 선행적으로 구축하는 공법. 공기 단축과 구조적 안정성 등의 장점이 있다.

장마철을 대비해 동료들에게 우산을 선물한 이봉준 현장소장

도심과 멀어도, 도심 안에 있어도 모든 건설 현장은 저마다의 고충이 있다. 단지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며 환경에 발맞춘 최적의 방법을 찾고, 신속하게 해결해 나갈 뿐. 올여름엔 유난히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 변화 또한 건설 현장과 그곳에서 일하는 건설인들에겐 하나의 큰 고충이기 때문에, 무탈한 해결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봉준 현장소장이 우산 선물을 준비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동료들을 위하는 현장소장의 마음과 우산을 부적 삼아 여름 공사도 안전하게 마무리 하길 바란다.

<우리 현장 좌우명>

만전지책 (萬全之策)
흠잡을 데가 없는 가장 안전한 계책

현장소장 이봉준 부장

현장관리를 함에 있어 조금의 허술함 없이 완전히 준비하여 빠르지 않더라도 바르게 준비하여 맡은 자리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일한다면 각종 안전사고는 물론 현장에서 어떠한 일을 맞닥뜨리더라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