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ech]새로운 미래 먹거리, 화이트바이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는 MZ 세대의 일상생활 패턴도 크게 바꿔 놓았다. 특히 비대면 생활에 익숙해진 MZ 세대를 중심으로 음식 배달 및 포장 주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여러분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배달음식을 이용하는가? 이때 “배달음식이 담겨오는 플라스틱 용기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 죄책감이 드는데 해결방법은 없을까?” 혹은 “썩는 플라스틱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고민해보진 않았는지.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환경보호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지구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기후위기 및 탄소저감이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탄소배출량은 세계적 수준이다. 석유에 기반한 화학산업의 탄소배출량이 철강산업에 이어 두 번째다. 이와 관련해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남아있는 탄소는 흡수해 순 배출량을 Zero로 맞추는 ‘탄소중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일이 생각처럼 그리 녹록지 않다. 그러나 우리 생활 속에서 약간의 습관만 변화시켜도 일반국민도 탄소저감에 크게 일조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썩어 분해되는 데까지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까지 걸린다. 비닐봉지는 10~20년, 나일론 제품이나 1회용 빨대는 30~40년, 흔히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 생수통은 500년이 지나야 분해된다. 가까운 미래에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류생존이 위협받게 될지도 모른다. 바이오플라스틱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통칭한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 유래 자원을 원료로 한 플라스틱을 가리킨다. 한편,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폐기 후 일정 조건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되는 ‘썩는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유럽 바이오플라스틱협회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연간 생산량 기준 약 205만톤(2017년)이다. 2022년까지 연간 성장률이 약 2.9%로 예상되며 특히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이 4.3%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들을 중심으로 바이오플라스틱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필자가 봉직하는 한국화학연구원의 황성연 박사 연구팀은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보다 2배 더 질기고 6개월 이내에 100% 분해되는 고강도 생분해성 비닐봉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목재펄프와 게 껍질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첨가해 기존 바이오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했다. 게 껍질에 포함된 키토산은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능력이 있어 자체적으로 식품 부패를 방지하는 항균 능력까지 갖췄다. 기존 석유계 종량제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된다.

 

근래에 세계 각국에서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바이오화학산업은 현재 당면한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및 자원고갈 문제에 대응하면서,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가능케 하는 신(新)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찍이 화학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화학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바이오화학이다. 바이오화학산업은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여 산업적 목적의 최종 및 중간제품을 생산하고 응용하는 바이오산업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바이오기술은 그 응용 분야에 따라 레드(Red), 그린(Green), 화이트(White) 바이오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레드바이오(보건의료)에서 그린바이오(농업), 화이트바이오(산업)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화학기술은 아직 개별기업에서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현재의 석유계플라스틱에 비해 경제성이 낮아 사업화가 어려운 문제점도 있다. 그러므로 기업 차원에서는 바이오 및 화학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검토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초기시장 정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도 바이오화학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이오플라스틱 등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 및 상용화 기술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초기 수요창출 노력을 위한 주요 경쟁국의 지원정책도 잘 참고해야 한다. 증세방지법, 바이오연료 세금 확장 정책, 바이오 우선 프로그램(미국), 플라스틱 사용 규제(EU), 농업용 비닐 관리 방법, 플라스틱 제품 관련 금지 세분화 기준(중국) 등이 그것이다. 바이오화학산업은 과거의 선언적 개념에만 머무르지 말고, 향후 석유화학을 대체하는 패러다임 시프트형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연이다. 이를 위해 기존 온실가스 감축 전략과 함께, 바이오화학 육성을 통한 순환경제를 정착하여 에너지 및 자원 효율향상을 꾀해야 한다. 또한, 탄소국경세 등 탄소 다(多)배출 규제 강화에 대비해 화이트바이오를 ESG 경영 및 *RE100 등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RE100: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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