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필수적인 경영 요소로 들어온 지 어언 3년이 넘어간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서는 ESG가 키워드로 검색되었고, 2021년 많은 대기업의 신년사에서 ESG가 논의되었으니 말이다. 그간 ESG에 대해 각종 세미나도 열렸고 무수한 교육과정도 개설되었고, 회사들도 ESG 위원회와 조직을 만들었다. 정부도 K-ESG 가이드라인과 K-Taxonomy*를 발표하였다. ESG 열풍은 2022년 여름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ESG는 그간의 경영 요소들과는 무엇이 다를까? 6시그마와 같은 경영 요소와도 다른 것 같고, CSR과도 다른 것 같다고들 기업에서는 말한다. 차이점은 두 가지가 있다. 그간의 경영 요소들은 모두 학자나 NGO 등이 강하게 주장하였고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실증적으로 입증되어 왔다. ESG는 그렇지 않다. 우선 ESG를 하라고 요청하는 첫 번째 주체는 기업의 이해관계자(사회, 협력사, 고객, 종업원, 주주 등) 가운데 투자자들이다. 돈을 들고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주장들이고, 그 주장은 ESG로 귀결되었다. 한편, ESG가 기업의 성과를 올려주는지는 아직 똑 부러지게 증명되지 않았다.
* K-Taxonomy: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로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자원순환, 오염 방지 및 관리, 생물 다양성이라는 6대 환경목표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을 분류한다.

우선 ESG가 서구에서도 경영 요소로 도입된 지 5년여밖에 안되어 데이터로 쌓이지 않았고, 그 사이에 코로나라는 강력한 변수로 인해 그 데이터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ESG를 해야 기업의 장기적 가치가 올라간다고 투자자들은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ESG는 아직 확실한 성과에 대한 정확성 없이 기업들에게는 필수적인 경영 요소로 고정되었다. 더구나 ESG는 대부분 탑다운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ESG가 무엇인지 우선 CEO들이 먼저 알았고, 투자자들과 일선에서 치열하게 ESG를 검증받아 다투는 사람들도 대부분 C 레벨들이다. 그래서 아직 직원들에게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상태로 ESG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ESG가 너무도 급하게 기업의 경영으로 침투해오면서 생기는 부작용들도 많아졌다. 개념의 모호함과 성과와의 연계성 부족으로 직원들에게 ESG는 여전히 먼 이야기다.
ESG 2.0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ESG를 성공시키려면 이제는 ESG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ESG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열의 문제로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방법은 무엇일까? 아직 개념도 낯설고 성과와의 연계도 희미한데다가 실천방법도 막연한데 ESG를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딱 하나이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ESG를 내재화하여야 한다.

ESG는 기업이 재무성과가 좋은 우등생에 머물지 않고, 비재무성과까지 좋은 모범생이 되라는 요구이다. 그래서 우등생을 넘어서 모범생이 되려면 기업의 인성을 바꾸어야 한다. 성적을 잘 유지하려면 공부도 여전히 열심히 해야 하지만, 커닝을 하거나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어선 안된다. 오히려 부족한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고, 함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자기도 성적을 올리면서 부족한 학우의 성적도 함께 올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타의 모범이 되어 완벽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 그게 ESG 마인드이다. ESG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모호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업 차원에서 교육이나 홍보 활동 등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인성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 기업이 돈을 벌어오던 속성 자체가 재무적으로 집중되어 있었지, 비재무적인 성과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우선 ESG를 제대로 알고 그 ESG를 기업의 인성 속에 심어야 한다. 내재화한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완전히 달라져 못 알아보게 변할 정도의 혁신을 뜻한다. ESG 혁신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미 혁신과 선의를 가지고 있었던 기업이라면 ESG를 내재화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문성후 한국ESG학회 부회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두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24년간 근무하며 CSR 담당, 환경경영보고서 발간, 준법지원 등 ESG 경영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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