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ech]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보장하고 실천하라

기후 위기는 ESG를 강하게 촉발시켰고, 여전히 ESG는 환경(E)에 치중되어 있다. 환경 부문은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ESG 중 가장 객관적으로 판단가능하며 체계화되고 있는 영역이다. 각국의 자발적 감축 목표, RE100 등 국가와 기업이 함께 동의하는 경영요소이므로 현재의 관심과 방향으로 계속 추진하면 될 것이다.
한편, 본래 ESG가 SEE(Social, Environmental, and Ethical)이었던 만큼 지배구조(G)는 기업의 준법, 윤리 경영에 대한 요구가 법과 제도로 골조화된 영역이다. 지배구조의 본래 취지는 단순히 이사회를 자주 열고 안건에 ESG를 올리라는 법 규정이 아니고, 조직이든 국가든 기업이든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실행하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환경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당위적이고 이의가 없는 명제이므로 실행의 방향과 방법이 그리 복잡하지 않다.
그런데 사회(S)는 좀 다르다. 사회와 관련해서는 이해관계자의 생각이 모두 같지는 않다. 사회(S)의 일부 영역은 전체의 동의와 합의가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정의란 무엇인가’처럼 단편적으로 답안을 내기 어려운 과제가 모두 ‘사회(S)’에 속한다. 물론 아동노동 금지, 직원의 건강과 안전 등 명약관화한 사회적 이슈도 있지만 동성 결혼, 낙태 등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영역들도 사회 분야에 꽤 많다. 그 가운데 기업 내 여성의 ‘유리천장’에 대한 문제도 이론적으로는 모두 동의하지만 실제로 이 문제가 개선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ESG에서 말하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은 성별, 연령, 국적, 민족, 종교 등등 인간의 차이점에 대해 부당하고 불공정하게 대우해선 안된다는 개념이다. 성별에 관한 문제로 국한해 보면 예를 들어 직장에서 여성과 남성의 기업 내 업무와 역할 등에 대하여는 각 조직의 특성과 업무, 업무 영역, 기업문화 등 고려할 요소가 많으며, 특정한 상황에서는 갑작스러운 변수가 작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혹은 제3의 성별이든 성별 만으로 결코 차별받거나 배척되어선 안된다는 점이다. 즉, 가점을 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부당한 감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유의할 점이 있다.
예를 들면, EU는 2026년 6월까지 유럽 상장기업 이사회 구성원의 최소 40%를 여성을 포함한 ‘과소대표 성별(Underrepresented Sex)’로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의무할당제’를 법으로 제정하였다. 한국도 자본시장법의 개정으로 일정한 조건을 갖춘 기업의 경우 이사회의 성별은 단일 성별이 아니어야 하는 바, 이로써 여성의 기업 진출이 촉진된 면이 있다. 모두 ESG의 DE&I의 개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여성의 사회 활동 촉진을 위한 법규가 여성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법규는 분명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는 일익을 담당하였으나, 여성이 가진 뛰어난 업무 능력이 의무할당제에 가려진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할당제나 의무채용이 아니다. 오히려 ESG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성별, 연령, 종교 등으로 인한 편견과 선입견이 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여성은 모성애가 강할 것이고, 남성은 책임감이 강할 것이라는 편견 등이 서구에서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편견을 제거하고 성별 등에 관계없이 능력과 성과에 비추어 공정하게 대우하고 보상한다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은 강하게 기업과 조직 안에 내재화될 것이다.

기업에서 DE&I를 강하게 보장하고 실천하는 것은 단순히 사회(S)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성이 보장된 이사회의 경우 당연히 의사결정도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그러한 대안들 속에서 기업은 편견 없이 최상의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즉, 기업의 다양성과 형평성 보장은 결국 지배구조(G)와도 맥락을 같이 하게 된다. 지금 유럽 44개국 중 16개국이 여성 지도자이다. 미국 국무부는 다양성 최고 책임자를 임명하여 능력주의와 다양성 증진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기업도 다양성을 확보한 조직이 실적도 더 좋다는 연구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도 출신 CEO 인 사티아 나델라는 장애인을 존중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업의 영혼이라고 외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 이후 나델라상스라고 부를 만큼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유리천장’이라는 단어는 메릴린 로든(Marylin Loden)이라는 직장여성이 1978년 한 여성단체가 주최한 ‘직장여성박람회’ 토론장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약 50여 년 전 등장한 표현이지만 여전히 이 단어는 특정 그룹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일어날 때마다 사용되는 단어가 되었다. ESG에서 가장 획일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사회(S) 이슈이지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맞추어 차별 없이, 공정하게 각 인간을 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기업도 ESG 실천의 핵심적인 방법으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반드시 내재화하여야 한다.

문성후 한국ESG학회 부회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두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24년간 근무하며 CSR 담당, 환경경영보고서 발간, 준법지원 등 ESG 경영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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