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쪽 상담소]는 사우 여러분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분야별 전문가 코칭을 전합니다. 이번 달부터는 건국대학교 하지현 교수님께서 사우 여러분의 사연과 궁금증을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담백한 조언을 들려주실 예정입니다. ‘의견 남기기’란을 통해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신입, 전직, 전보, 승진. 축하할 일이지만 한 편으로 걱정도 됩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도 마찬가지지요. 잘 해낼 수 있을지, 내가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생활해 나갈 수 있을지, 이 일을 맡을 만한 충분한 준비가 된 상태일지 말이죠. 이런 걱정은 불안으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잠이 안 오고, 입이 바짝 마르고,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불안해지니 하지 않아도 되었을 실수를 하기도 해요. ‘역시 난 안 되나 봐~’ 자괴감이 들 수 도 있죠. 정말 나는 지금 이 일과 어울리지 않고 또 해낼 능력이 없는 것일까요?
제가 상담하고 지켜본 많은 분들을 보면 “아닙니다” 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능력이 안되는 것, 새로 일을 하는 곳과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만 ‘새롭고 낯설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이 90% 이상이더라고요. 정말 못하는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고 낯설기 때문에 힘들게 느껴지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됩니다. 여러분도 사실은 알고 계시죠?

Q1. 새로운 사업장으로 출근하게 됐어요. 괜히 위축되고 자신감이 사라집니다.
원래 잘 하던 일도 실수할까 조바심이 나요.
새로운 사업장에 가면 모든 것이 낯섭니다.
옆 자리의 사람도, 책상의 자리도, 하물며 공기에서도 다른 냄새가 나는 것 같지요.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려 하는데 이상하게 위축이 됩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내게 너무 기대치가 높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숨기려 하지 마세요.
“제가 여기서는 처음이라서요”라고 밝히세요.
해본 것과 못해 본 것이 무엇인지 솔직히 말하세요.
괜히 다 아는 척, 해본 척, 경험이 많은 척 하다가 실망을 하게 하는 것보다,
“처음이라 제가 서툴어요”로 시작해서
“왜 그렇게 걱정했어요? 잘 하시는 걸요?”라는 평을 듣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Q2. 신입사원인데요, 선배들에게 질문을 계속 드리게 되는데 눈치가 보여요.
자꾸 질문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하라고들 하는데, 저 잘하고 있는 거 맞나요?
신입사원인데 질문을 하는 것을 부끄럽거나 모자라다고 여기지 마세요.
선배들은 님이 뭘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몰라요.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린다고 선배들은 자신의 신입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해요.
“왜 이런 걸 몰라?”라는 말은 정말 당신이 기본이 안되었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또 후배의 질문에 성의 있게 자상하게 대답해주는 선배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어요.
그렇다고 님을 미워하거나 깔보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 일이 너무 바빠서 남을 챙길 여력이 모자란 상황이라 그런 것일 걸요?
물어보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혼자 판단하고 처리하다가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보다
신입일 때 많이 물어보고 꼼꼼히 적어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아요.
질문은 신입의 권리입니다.

Q3. 승진으로 후배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갈피를 못 잡겠어요.
먼저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같은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더라도 승진을 하면
책임도 무겁게 느껴지고 권한도 그만큼 생기지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생각도 하시니 참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선배로서의 새 역할을 고민하기 앞서 승진 이후에 내게 주어진
새로운 직책의 업무와 책임질 일들을 잘 파악하고 해내는 것에 집중했으면 해요.
내 일에 자신이 생기고 한숨 돌리고 난 다음에
후배들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봐도 늦지 않아요.

Q4. 입사 동기들은 대부분 승진했는데 저는 누락이 되었습니다.
패배자가 된 것 같고, 자격지심이 들어요. 이 힘든 마음을 어떻게 덜어낼 수 있을까요?
승진이 누락된 것이 괜찮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무엇보다 이 조직에서 나를 이 정도로만 평가하는지,
또 내가 그렇게 못한 건 아닌데 하는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고요.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맙시다.
어떤 부분이 모자랐는지 생각하고 앞으로 분발해보면 됩니다.
시계를 잠시 스무 살로 돌려봐요.
한 번에 대학에 간 친구, 재수와 삼수를 한 친구들도 있었죠?
지금 보면 어떤가요?
다들 비슷하게 잘 지낼 것입니다.
회사생활은 이렇듯 장거리 경주와 같이 긴 호흡으로 보면 더 좋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다들 비슷한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해내느라 고민 따위 잊었을 지도 몰라요.
그렇게 바라보고 호흡을 가다듬어 보자고요.
처음 살아보는 동네로 이사를 하면 출근길도 새롭고, 동네에 마트나 병원은 어디로 가야할지 알아야 해요. 낯설어서 두렵고, 낯설어서 설레기도 하지요. 일터에서 새로 만나는 사람들, 새로운 일, 새로 맡은 직급은 낯선 동네로 이사를 한 것과 같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한두 달이 지나 동네가 익숙해지고 나면 처음 느꼈던 두려움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병원과 학교에서 상담하며, 읽고 쓰고 가르치고 있다.
<감정연습을 시작합니다>, <정신과 의사의 서재>, <그렇다면 정상입니다>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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