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홍균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마음을 다친 이들을 치유하는 동시에 글과 강연으로 더 많은 사람의 내면 회복을 돕고 있다. 자존감의 개념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100만 독자의 공감을 얻은 베스트셀러 <자존감 수업>을 비롯해 <사랑 수업>, <마음 지구력> 등을 펴냈고, 무너진 자존감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다시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따뜻한 조언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 ‘자존감 지킴이’로 활동 중이다.
얼마 전 화제였던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김낙수 부장은 ‘서울 자가’와 ‘대기업 부장’이란 성과로 자존감을 채웠고,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자존감을 잃고, 공황장애를 얻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의지로 은퇴하고, 제2 인생을 시작한 그는 행복해졌을까? 단언컨대 그는 그 후에도 자존감을 잃었다 회복하고, 다시 잃었다 일어서는 오르락내리락 인생을 살았을 거다. 오랜 시간 공덕에서 직장인들의 상처 받은 내면을 어루만져온 윤홍균 원장은 이런 부침이 곧 인생이며, 누구나 언제든 자존감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이 시대 김 부장들이 행복해지려면 알아야 한다. 지금 내 자존감은 괜찮은지, 열심히 살다 보면 흔들리는 자존감은 어떻게 케어할 수 있는지 말이다.
내 자존감은
높을까, 낮을까?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외친다. 자존감을 지켜야 행복할 수 있다고. 요즘에서야 자존감이라는 말이 관심을 받는 듯하지만 사실 자존감은 예전부터 존재했던 개념이다. 요 몇 년 사이 자존감의 중요성이 열풍처럼 대두된 건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자존감(Self-esteem)의 어원에는 ‘평가하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자존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평가하는 마음을 뜻하는 말이다. 예전 세대는 나보다 상사와 같은 윗사람이나 조직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에 내 외모나 직업이 불만족스러워도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자랑스러워하며 행복해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다르다. 개인의 생각이나 마음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조직보다 나를 우선시하게 됐고, 지금 나의 모습과 일상이 평가의 기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개인의 행복도나 정신건강의 척도가 됐다.
자존감의 정도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윤홍균 원장은 전문가들은 보통 숫자나 높이로 측정하지만, 말이나 생각에 자존감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평소 대화를 하거나 일기를 쓸 때 자주 쓰는 표현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모르겠다”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한다면 자존감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화가 나면 화난 감정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자기 추론 능력을 믿지 못하니 내가 지금 화를 내도 되는 건지 감정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없다’, ‘안 될 것이다’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도 잦고요. 실제 상담 후 자존감을 회복한 분들을 보면, 예전엔 일기장이 부정형 또는 의문형으로 주로 끝났는데, 이젠 ‘될 것 같다’, ‘좋다’와 같은 긍정형으로 마무리된다고 해요.”
어쩌면 자신을 알고, 믿는 것에서부터 자존감은 회복될지도 모른다.
누구나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주변 환경이 자존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자존감은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등 건강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해결되지 않은 옛 트라우마가 불쑥 나타날 때 무너지기도 하지만, 보통 직장인은 주위에서 일 잘한다는 평판이 들리면 자존감이 오르고, 그렇지 않다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부서 이동 등 변화가 잦은 1월 역시 새로운 환경과 인간관계에 부딪혀야 해 자존감이 흔들릴 수 있는 시기다. 의욕이 넘치다 보면 자칫 과로로 이어질 수 있고, 업무가 서툴러 주변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면 자존감은 무너지기 십상이다.
“처음 하는 일을 금방 잘할 리가 없는데, 경력자처럼 잘하려고 하는 게 문제예요. 이럴 땐 대충 시작하자는 마인드가 도움이 됩니다. 나만의 적응 기간을 설정하는 거예요.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도 적응하는 데 최소 3~6개월은 걸립니다. 모르면 물어보고, 좌충우돌하기도 하며 못한다는 티를 내도 돼요. 괜히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질문도 안 하고 경직된 상태로 있다 보면 적응 기간만 더 늘어납니다. ‘나는 신입이다’, ‘성과를 못 내도 괜찮다’ 등 자기합리화를 해도 괜찮은 시기입니다.”
불안할수록
지금에 집중하라
최근 윤 원장이 인간관계 못지 않게 자주 듣는 직장인들의 고민이 또 있다.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기대수명은 느는데 정년은 줄고, 취업 시기는 늦어지는데 40대부터 명예퇴직을 고민하는 시대다 보니 많아진 고민이다. 이런 고용불안을 안고 사는 직장인의 자존감이 무사할 리가 없다. 윤 원장은 이런 때일수록 현재의 나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먼저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미리 생각해 두세요. 김낙수 부장이 부장과 상무 사이에서 1차 은퇴를 결정했듯 나의 첫 은퇴 시기를 고민하고, 이후 10년 단위로 생산적 활동은 물론 봉사활동이나 취미생활처럼 매 시기에 할 일을 그려보는 거죠.”
불안정한 미래를 든든하게 만들어 줄 나만의 밑그림, 시작은 오늘부터다. 그는 은퇴보다 ‘졸업’이란 단어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올해도 KCC에 신입생이 들어왔고, 나는 졸업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어떤 졸업식을 치를지 매일 훈련하듯 연습하는 겁니다. 타자도 매번 안타를 노리지 않습니다. 컨디션에 따라 어떤 날은 공만 잘 보자고 마음먹듯 ‘오늘의 나’에 집중하며 졸업식을 준비해 보세요.”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어떤 이유로든 내 자존감이 전보다 흔들린다고 느낀다면,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말고,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불안으로 잠식하지 말 것. 안타깝게도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중간중간 고비가 올 것이다. 그렇기에 윤 원장은 손이 닿는 곳에 응급처치법을 마련해 두라고 조언한다. 힐링을 주는 음식, 숨통이 트이는 공간, 기분을 전환시키는 음악,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품 등 무엇이든 좋으니, 나에게 즉각적인 행복감을 안겨줄 나만의 ‘자존감 지킴이’를 준비해 두자. 그조차도 어렵다면 낮에는 걷고, 밤엔 잘 자는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새해를 맞이하며 설렘과 불안이 교차할 KCC 구성원에게 윤 원장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튼튼한 창호를 만들고, 안전한 집을 짓는 덕분에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잘 살고 있거든요. 여러분의 노고가 있어 일상이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 줬으면 해요. 그리고 이젠 여러분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병원 문을 열 때마다 내가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출근한다는 윤 원장은 KCC 구성원들도 내가 이 세상을 안전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하고 있다고, 나르시시스트처럼 스스로에게 취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지금 나는 내가 주인공인 한 편의 드라마를 찍고 있으며, 유독 힘든 날은 ‘아, 지금은 주인공이 상사에게 혼나는 장면인가 보다’는 식으로 내 삶에 서사를 부여하는 거다. 이렇게 내 인생에 관심을 주고, 자신을 다독이다 보면 출근길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그러니 행복하고 싶다면 하나만 기억할 것. 자존감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내 삶 속에서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
KCC 구성원 Q&A
Q. 아이의 자존감을 길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윤홍균 원장’sTactics
- 처음부터 잘하려 하지 말고, 나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것
- 내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펀치를 파악하고, 최대한 멀리할 것
- 현재에 집중하며, 후회 없는 졸업식을 준비할 것
- 자존감의 필수 조건은 건강. 잘 자고 잘 먹는 습관을 들일 것
- 무너진 자존감을 빠르게 회복시켜 줄 나만의 응급처치법을 만들 것
-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 일상을 나만의 서사로 이끌어갈 것
- 자존감을 단단하게 만드는 일상 속 루틴을 만들 것

댓글 46개
자존감 높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자존감 UPUP! 뿜뿜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기를!
저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가 잘하는것과 장점들을 떠올려보곤 합니다. 제가 평소에 자존감이 많이 낮은편이라 조금만 실수해도 저를 탓하고 자책하는게 일상이었고, 누군가가 무엇을 잘한다면 마냥 부럽고 질투만 나기도 하거든요. 자존감이 너무 떨어져서 힘들때는 제가 잘했던것들을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과 비교를 안하려고 합니다!
나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독서를 한다. 독서를 하는 동안 마음의 안정과 여유가 생기고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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